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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서 18년째 사역하는 신기재 선교사 부부 “거리곳곳 한류… 선교 최적기에 선교사는 태부족”

하늘아래태양 2011. 7. 26. 08:33

 

“헝가리에서도 한류는 대박입니다. 국영방송이 드라마 ‘대장금’과 ‘선덕여왕’ 등을 내보낼 정도죠. 복음을 전할 절호의 기회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선교사가 턱없이 부족해요.”


헝가리 부다페스트성결교회에서 7년째 목회하고 있는 신기재(50) 선교사의 안타까움과 절박함이 묻어났다. 서울신대를 졸업한 그는 1994년 류경숙(48) 사모와 어린 형제를 데리고 부다페스트로 갔다. 언제 돌아올 수 있을지, 기약 없는 여행이었다. 그곳은 이제 제2의 모국이 됐다. 지난 주말 안식년 휴가차 4년 만에 고국을 찾은 신 선교사는 고향 방문도 뒤로 미룬 채 국민일보사를 찾았다. 더많은 선교사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헝가리는 지금 한국교회가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최적기를 맞았다. 신 선교사는 한류를 타면 선교가 절로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3년 전부터는 매년 한국영화제도 열리고 있다. ‘우생순’ ‘미인도’ ‘클래식’ ‘집으로’ ‘올드보이’ ‘워낭소리’ 등이 이미 소개됐다. 대학에 한국어학과도 생겼다. 올 가을엔 한국문화원이 개관된다. 신 선교사는 “청소년들이 대장금 주제가를 휴대전화 신호음으로 저장해 놓을 정도”라고 했다. 한국의 인기 걸 그룹의 춤과 노래를 따라 하는 것은 이젠 볼거리에 속하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신 선교사는 현지인에게 한국의 문화를 소개하면서 자연스럽게 복음을 전해왔다. 전 국민의 80% 이상이 기독교인(가톨릭 60% 포함)인 나라에서 선교를 한다는 것이 이해가 안 되지만 그의 설명을 들으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예수 그리스도를 구세주로 믿는 사람은 5% 정도밖에 안 돼요. 50대 이하 사람들은 유물론을 배우고 자랐기 때문에 그냥 두면 무신론자가 될 수밖에 없어요.” 신 선교사는 외형적인 형태로만 남아있는 헝가리 기독교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한국교회가 먼저 손을 내밀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17년 전 신 선교사 부부가 돌연 헝가리로 간다고 했을 땐 주변 사람들이 만류했다. 하지만 현재 신 선교사 가족은 남부러울 게 없다. 다섯 살배기였던 큰아들은 미국 바이올라대를 거쳐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에 진학, 예비 목회자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의과대학을 다니는 둘째 아들은 슈바이처와 같은 의사를 꿈꾸고 있다.


신 선교사는 원래 1년간 휴가를 받았지만 2개월 뒤 부다페스트로 돌아갈 계획이다. 떠나온 지 한 달이 안 됐는데 현지인들의 얼굴이 아른거리기 때문이다. 인터뷰 끝날 즈음 그는 간절히 요청했다. “언제까지 방관할 겁니까. 유럽이 선진국이란 이유입니까. 선교비가 많이 든다고요. 짧은 시간에 열매를 볼 수 없다는 이유인가요. 하지만 그들은 지금 한국 선교사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글·사진=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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